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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와 바람

Pilot custom heritage 912 FA

 

 

이제 더이상 만년필을 늘리지 않을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퍼즐이 하나가 부족한 것 같아

고민에 고민을 해서 FA닙의 만년필을 하나 더 들였다.

대부분 EF닙 그리고 조금 더 고가는 F닙 위주로 구입을 했는데 이건 FA닙이다.

상당수의 유저가 잉크 흐름이 박하고 닙이 균형이 안맞아 긁히는 느낌이 강하다는 후기를 써서

소위 뽑기 운이 필요한 펜인데 내 것은 전혀 문제가 없는 양품으로 와서 한시름 놨다.

 

우선 사진부터 보자.

 

 

 

 

일본에서 비행기 타고 왔다.

가급적 국내 사업자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싶어 국내 정발 정품을 사고는 싶으나 직구한 것과 가격차이가

너무도 심하게 나다보니 쉽지가 않다.

세일러나 몇몇 만년필 제조사는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서 케이스의 문양이 보이게 하는 꼼수(?)를 쓰는데

파이로트는 제법 정성을 들여서 저렇게 만들었다. 맘에 든다. 보자마자 오...... 신경 좀 썼는데 하는 느낌이다.

 

 

 

 

케이스는 일본내 3대 만년필 제조사중 세일러나 플래터넘과 다르게 플라스틱 케이스이다. 적당한 품질.

리필용 블랙 카트리지가 1개 들어있고 컨버터는 내장되어 있다. 그리고 맘에 든 것은 세일러와 마찬가지로

비닐로 밀봉이 되어있다.

 

 

 

 

폰카의 초점이 촉이 아니라 뒤의 캡에 맞았다. 이런......

닙에서 가운데 부분이 파인 것이 보일 것이다. 저 부분이 있음으로 해서 닙이 연성의 특성을 가지게 되고

필압에 따라서 타 만년필에 비해서 조금 더 다양한 굵기의 표현이 가능하게 된다.

 

 

 

 

FA닙은 특별한 무늬가 없고 밋밋하다. 커스텀 742에 있는 FA닙도 화려한 무늬가 있는 다른 닙과 달리 저렇게 심플하다. 결국 헤리티지 912에 있는 FA닙과 커스텀 742에 있는 FA닙은 동일한 닙이다. 그 외 차이점은 마지막에 적겠다.

 

 

 

 

커스텀 헤리티지 912 FA에는 con-70컨버터가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다.

다른 일반 컨버터보다 2배나 되는 양의 잉크가 들어가는데 샤프를 누르듯 뒷부분을 눌러주면 된다.

잉크를 넣어보는데 감탄이 절로 나온다. 회전식은 끝부분에 5mm이상 빈 공간이 생겨서 잉크를 몇번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면서 그 공간을 잉크로 다 채워줘야한다. 그러나 con-70 모델은 그냥 꾹~꾹~ 눌러주기만

하면 빈공간 없이 다 채워지고 정말 편하다. 타회사 컨버터도 모두 이 모델로 바꿨으면 좋겠다. 그러나 3사 모두

독자규격이라 서로 호환이 안된다고 하니 아쉬울 따름이다.

 

 

 

자 마지막으로 이 만년필을 고르기까지의 경쟁 제품과의 비교를 하고 마치겠다.

 

커스텀 742 FA VS 커스텀 헤리티지 912 FA

두 제품의 닙은 동일한 닙이다. 따라서 비교대상은 외관과 가격인데 가격은 헤리티지 912가 몇천원 더 비싸다.

컨버터는 둘 다 동일하게 con-70가 사용가능.

두 제품 중에서 헤리티지 912를 고른 것은 순전히 디자인때문인데 시가형 만년필은 많이 가지고 있고 

끝부분이 잘린 저런 형태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캡에 세일러의 닻문양 같은 문양이 없는게 아쉽지만......

 

에라보 (Elabo) VS 커스텀 헤리티지 912 FA

에라보는 오래전 일본 만년필협회인가에서 만든 형태를 재현한 것이라 한다. 그러니 역사가 더 오래되었다.

FA는 Falcon을 의미하는데 매의 머리 같은 닙의 모양때문에 붙은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일반 닙의 옆부분을

깍아내서 복원력을 높여 연성을 가지게한 742나 헤리티지 912의 닙과는 완전히 모양이 다르다.

기본 에라보는 con-70 컨버터를 사용할 수 없고 더 가격이 비싼 황동 배럴 모델에선 con-70 컨버터를

사용할 수 있다. 에라보가 몇만원 더 비싼지라 에라보의 피드가 커스텀 시리즈의 FA촉의 피드보다 잉크 흐름에

더 좋은 형태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헤리티지 912 FA를 선택했다.

 

참고로 SF는 일반 강성 닙보다 살짝 눌리는 느낌이 있는 부드러운 닙이고 FA와는 완전히 다른 닙임을 기억하자.

그냥 조금 더 힘을 줘서 쓸 때 부드러운 느낌의 촉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시필 사진을 올릴려다가 귀차니즘으로 포기했다.

특징은 다음과 같다.

필압에 따라서 EF~M정도의 굵기 조절이 가능하다. 다만 힘을 안주고 쓰며 EF 굵기로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F 굵기로 쓴다는 느낌으로 써야하는 것 같다. 이렇게 쓰다보면 가로획은 조금 얇고 가로획은 힘이 더 들어가니

조금 더 굵게 나오게 된다. 그리고 삐치는 획을 긋게되면 자연스럽게 F나 M 굵기에서 시작해서 마지막에

EF이하의 굵기로 획이 끝나기 때문에 얇은 붓으로 쓰는 느낌이 난다.

결국 내 추측으로는 연습이 필요한 펜이 맞는데 그 연습이란 EF와 M의 사이에 해당하는 F 굵기가 나오도록

필압을 적당히 줘서 쓰는 연습을 해야하는 것 같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원래 붓의 느낌을 내려고 만든 FA닙인데 얇은 붓으로 쓰는 듯한, 거의 딥펜의 느낌이다.

딥펜의 필감과 유사한데 글씨도 살짝 투박하며 잉크도 강성 닙의 펜보다 더 빨리 닳을 것 같다. 그래서 예쁜

글씨를 원하거나 단순히 환상 속에서 느낌을 그려보던 사람은 상당히 실망할지도 모른다. 용도를 정하고

사용법을 상당히 연습해야 원하는대로 사용할 수 있는 펜이라고 봐야겠다.

 

이 만년필은 일반 필기와 캘리그라피용으로 구입한 것인데 소중대의 글자크기의 캘리그라피중 소에 해당하는

글의 용도에 맞는 펜이라고 보면 되겠다. 시필 사진은 나중에 기회되면 올려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