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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와 바람

세필에 어울리는 세일러 만년필

 

 

원래 만년필에 조금 흥미가 있어서 2~3년에 저렴한 것으로 한개씩 사서 쓰고는 했는데

당시엔 만년필의 사용법을 잘 몰라서 촉이 망가지기도 하고 용도에 맞는 제품을 고르기도 힘들었다.

그러다가 지인이 갑자기 만년필 수집에 불타올랐고, 옆에서 불을 쬐던 나는 튀는 불똥에 화상을 입었다.

그래서 불을 끄고보니 어느새 2주동안에 만년필들이......

 

오늘 간단히 볼 것은 세일러 만년필이다.

일본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가격거품도 거의 없고 훌륭한 만듬새에 특히나 세필에 강한 만년필이다.

일본어는 한자와 히라가나, 카타카나로 쓰여지는데 영어와는 필기법이 조금 달라서 닙의 굵기가

영어보다는 한글을 쓰는데 더 적합하다는 평을 받는게 일반적이다.
이 말은 곧 같은 굵기를 나타내는 F닙의 경우 유럽쪽의 F닙이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F닙보다

조금 더 굵게 쓰여진다는 말로 이해하면 된다.

 

 

 

 

 

먼저 세일러의 프로피트 스탠다드 21K EF닙이다.

이 모델은 다음에 보게될 세일러 프로피트 스탠다드 14K에서 닙을 21K로 바꾼 모델이다.

21K의 금닙을 사용하는 모델 중에 이보다 예쁘고 저렴한 제품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만족감이 높은 제품이다.

21K답게 노트 위에 미끄러지듯 써지는데 EF닙의 끝부분이 가늘어서 종이를 긁는 사각거림이 대부분 있기 마련인데

잘 느껴지지도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흘러간다.

일기를 쓸 때 사용할 용도로 구입을 했다.

 

 

 

 

 

누구나 보면 예쁘다 라고 느낄 "속보이는" 만년필이다. 즉 데몬스트레이터 모델로 짧게 데몬스타일로도 부른다.

세일러 프로피트 스탠다드 14K 데몬스타일 EF닙.

붉은 계열의 잉크 그러니까 이 경우엔 세일러 계절잉크인 핑크인데 이 색깔 전용으로 쓸려고 구입했다.

사진에선 조금 어둡게 나오지만 햇빛을 살짝 받으면 보석같은 빛깔을 볼 수 있다.

아래와 같이 말이다.

 

 

 

 

 

21K에 비해서는 살짝 덜 부드럽지만 역시나 금촉이라 딱히 사걱거리는 느낌없이 필기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24K 도금된 각 부위와 14K의 닙 그리고 투명배럴과 캡은 정말 예쁘다는 말을 안할 수가 없다.

EF닙으로 세필이라 이것은 다이어리에서 월/년별 플랜란을 채우거나 중요한 것을 메모할 때 쓸때 강조하는

핑크색 전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입.

 

 

 

 

 

마지막으로 세일러 하이네오 에이스 F촉이다.

이 펜의 용도는 공부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인데 하루 필기량이 A4용지 3장정도니 한마디로 맘편히 마구 굴리기용이다. 다이어리에 사용하는 펜은 사용후 상당한 시간이 흐르면 모를까 아무래도 무의식중에라도 맘편히 쓰기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보통 저가의 스테인레스 스틸 펜촉에서 느껴지는 서걱거림과 잉크의 불규칙한 흐름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아서 놀랐다.

심지어 10만원 초반대의 워터맨과 라미 사파리 투명 만년필에서도 (주관적인 느낌으로) 불편함을 느꼈는데

이 펜은 나름 부드럽게 잘 쓰여지는 것이 상당한 만족감과 놀라움을 안겨줬다.

만년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가볍게 경험해보라고 꼭 추천해주고 싶을 정도다. 

 

 

 

 

 

잠시 필기시 글씨의 굵기를 보자.

트위스비 580AL EF닙은 일본쪽보다는 유럽쪽의 닙 굵기에 가깝기에 세일러의 EF닙에 비해서 약간 더 두꺼운 느낌이다. 그럼에도 트위스비 580AL은 유럽쪽보다는 조금 덜 굵은 느낌이니 유럽산과 일본산 만년필을 비교하면......

 

세일러 프로피트 스탠다드는 같은 EF닙이지만 잉크의 색깔차이에 의한 착시라고 보기에는 21K쪽이 미세하게 더 굵은 느낌이다. 이는 필기감에서도 14K보다 더 부드럽고 매끄러운 느낌이라 잉크 흐름이 더 좋은 것도 같다.

 

세일러 하이네오 에이스는 F닙 답게 조금 굵은 글씨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아......가장 아래에 있는 트위스비 에코는 F닙이 아니라 EF닙인다 실수로 잘못 적은 것이다.

트위스비는 같은 굵기인 EF닙인데도 상위 제품과(580) 하위제품의(에코)의 닙이 종류가 달라서인지 필기시 미묘하게

글씨의 굵기 차이가 났다.

 

 

 

 

 

2주 사이에 용도별로 세일러 3총사가 모이게 되었다.

펜이 멋져서 그리고 예쁜 색깔잉크를 보게되니 다양한 색깔의 잉크를 따로따로 쓰고 싶어서 또 펜을 사게되는

묘한 순환의 고리 속에서 허우적대지만, 만년필만이 주는 특유의 필기감과 여러 색깔 잉크와 더불어 느끼게 되는

다양한 즐거움은 한 번 알게되면 벗어나기 어려운 것 같다.  

 

 

P.S 세일러의 계절잉크인 컬러잉크는 타회사 잉크에 비해서 조금 더 밝으면서 예쁘다는 느낌이 강한데, 그런 의미에서

     밝은 블루에 가까운 소-텐(蒼天)을 주문했다. 이 계절테마잉크의 내용은 추후에 포스팅하겠다.

     새로운 색깔의 잉크가 오니 소-텐 전용만년필을 하나 더......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