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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와 바람

오디오용 멀티탭 BADA LB-5600

 

 

내 시스템의 마지막 퍼즐이 도착했다.

오디오용 멀티탭인 BADA LB-5600이다. 물론 마데 인 치나(made in china)이다.

중국이 워낙에 인구와 자원이 풍부하다 보니 이쪽에서는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환경이 좋고 더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이 제품은 국내에 유저들이 꽤 있고 유럽을 비롯해 외국에선 제법 칭찬받고 알려진 제품이다.

국내에서도 구매대행으로 판매를 하고 있지만 중국 알리에서 판매하는 가격의 2배 이상이다.

어이, 어이. 다른 곳 사진을 보니 메뉴얼 한 장이 동봉이던데 여긴 안보이잖아. 

그래서 더 싼거야? ㅡㅡ;;;

 

 

 

 

 

지금 판매되고 있는 것들의 대부분이 소켓쪽이 흰색이라 내심 걱정했다.

검정에 흰색 소켓은 그리 맘에 들지 않았는데 다행히 올블랙이다.

사진에선 번쩍번쩍하니 좋아보이지만 사실 만듬새는 합격점을 줄 수 없다.

참고로 우리나라 전력은 220v 60hz인 걸로 알고 있다.

 

 

 

 

 

지금 받자마자 개봉한 것이라 따뜻한 방안의 공기로 인해서 습기가 좀 찼다.

아래쪽에 습기찬 것이 보일 것이다.

가장 만듬새가 마음에 안드는게 저 고무 다리인데 역시 싼 티가 조금 난다.

심지어 붉은 동그라미를 한 브레이커에 몇미리 크기의 스크래치가 3개정도 나있었다.

 

 

 

 

 

이름이 거창하지 않은가?
Hi-Fi AV POWER PLANT이다. 그럼 자기발전? (ㅋㅋ 농담이다)

레벨미터가 예쁘지만 전원스위치가 반대쪽이고 책상 아래쪽에 넣고 쓸 예정이라

은은하게 푸른빛이 들어와서 예쁜 저 레벨미터는 볼 일이 없겠다.

 

 

 

설치+ "극성맞추기" 작업를 하고 열심히 들어 보았다.

Power Amplifier용 소켓 2구 (필터 O) > 인티앰프 연결

Pre-amplifier용     소켓 2구 (필터 O) > DAC 연결

ByPass               소켓 2구 (필터 X) > 컴 & 모니터

리뷰는 아니고 그냥 내가 어떻게 들었고 어떤 느낌이었는지 간단하게 서술식으로 쓸테니

보는 사람은 알아서 이해하기를 바란다.

 

내 시스템

컴 > Oyaide continental 5s > X-Sabre > Oyaide AR-910 XLR > Teac AX-501 > Chordcompany Odyssey2

> 아도르사운드 시리우스 미니

 

장착 + 극성맞추기 작업 완료.

매번 가장 먼저 듣는 악동뮤지션의 "얼음들"을 듣는다.

응? 전엔 음량이 높아서 볼륨을 7%전후로 놓고 들었는데, 동일볼륨에서 소리가 작아15% 조금 안되게 놓고 들어야했다.

배경이 완전히 정숙해졌다고 해야하나 소리가 전체적으로 부드럽다  못해 조금 흐리멍텅한 느낌.

보컬도 첼로 소리도 잠시 흐리멍텅.

아....망했구나.

 

참담한 마음에 우울하게 4-5곡을 연속으로 들어본다.

전체적으로 흐려진듯하던 각각의 소리들이 너무 부드러워서 흐리멍텅하게 느꼈던 것일까? 조금씩 귀에 들어온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졌지만 선명함은 그래도 유지한 것인가?

 

몇 곡을 더 듣자 필터가 장치된 멀티탭이라 전기를 좀 먹어야 제 성능이 나오는 것일까?

소리가 제법 명확히 귀에 들어온다.

 

몇곡을 더 듣다가 귀CD가 생각이 났다.

수도 없이 듣던 곡이지만 이렇게 비교해서 듣다가는 달라진 건 알겠지만

어떻게 달라진 것인지 명확히 집어내기 힘들 것 같아 귀CD를 들어보기로 했다.

마침 어저께 이 CD의 내용으로 내 시스템의 소리를 평가했었기에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어저께 점수는 베이스의 해상력과 잔향이 약간 아쉬워서 -5, 그리고 여러 음역대의 악기소리가 섞이면서 해상력이 (Focus)이

미세하게 약해져서 -5점을 줬었다.

 

시스템을 가동하고 1시간 정도 경과.

Focus 테스트 : 어저께에 -5점을 준 부분의 악기소리가 명확히 구분이 되어서 제대로 들린다.

                      그리고 해상력 테스트 (Spanish Harlem)에서 작게만 들리던 shaker(?)와 저음 악기의 소리가

                      더 명확히 구분되어 들린다.

베이스의 잔향 : 첼로의 현을 뜯는 소리가 더 명확해지고 잔향이 조금 더 섬세해지고 길어진 건 한 번 듣고선 바로 알았다.

                        

이 정도면 어저께 90점에서 각각 3점씩을 더해서 최소 96점이상을 줄 수 있겠다.

그런데 한가지 더 묘하게 변한 것이 있으니 바로 심도테스트이다. 거리감을 포함한 입체감이라고 표현해도 될 듯 하다.

심도 테스트에 쓰인 곡이 "If I could sing your blues" 이다.

트럼펫이 마이크에서 뒤로 3미터 떨어진 곳에 있고 보컬은 잔향을 포함해서 무대를 꽉 채워야 한다는 황인용씨의 말이다.

트럼펫 소리를 듣는데 느낌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아....심도가 줄었구나. 이게 망한 부분이군. 잠시 낙담.

그런데 트럼펫 소리가 저쪽 멀리에서 작은 소리로 들리기는 들린다.

이게 뭐지? 몇번을 생각하고 다시 들어봤다.

 

이 차이를 비유하자면

기존 소리는 헤드폰으로 7채널 음장효과를 넣었을 때 트럼펫이 울리고 있네 이런 느낌이다.

그러니까 모니터 뒤, 오른쪽으로 조금 치우쳐서 30cm정도 뒤에서 울리는 느낌이다.

지금 소리는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약간 오른쪽 저~쪽에서 트럼펫 소리가 나는 그런 느낌이다.

그러니까 헤드폰을 쓰고 듣는 소리가 아닌 사실적이고 자연스럽게 저쪽이네라고 느끼는 그런 것으로

자연스러움과 무대의 확장이다.

기존 소리가 3D 영화를 보면서 저기라고 한다면 지금 소리는 그냥 저쪽 멀리를 보면서 저기라고 하는 그런 느낌이다.

이 변화는 나를 매우 당혹스럽게 했고 어떻게 이런 변화가 일어나나 신가하게 생각되기도 하다.

다른 변화는 미세하게 조금 더 좋아졌다거나 나빠졌다인데 이건 완전히 느낌 자체가 달라져버려서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영원한 마루타인 형님을 앉혀놓고 몇곡 들려준 후

어저께 들려주기도 했던 귀CD에서 해상력 테스트에서 쓰이는 곡 "Spanish Harlem"을 들려주었다.

형님의 첫마디는 "와~소리좋다."였고 "에코가 들어갔니? 음향시설이 안좋은가 울리는 듯 하네."라고 했다.

저음의 잔향감이 확 늘어났고 보컬의 목소리와 잔향이 스피커와 나 사이의 공간을 꽉 채워서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수가 귀에대고 속삭인다는 표현을 들어는 봤어도 개인적으로 직접 느껴본 적은 없다.

지금 이 곡을 듣는데 가수가 내 앞에 코가 다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서 노래를 부른다.

공간을 가득 채우고 귀에대고 속삭인다는 느낌을 오늘 처음 알게되었다.

 

2-3시간 연속 가동 중인 지금 상황은

노브를 돌렸을 때의 볼륨이 기존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어 힘이 없는 듯한 느낌이 기존 소리에 거의 가깝게 되었다.

아니 오히려 저음과 잔향이 보강되면서 전체적인 소리가 더 힘이 실린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기존 시스템에 막이 있다는 느낌은 전혀 못받았으나 지금 소리를 들으면 막이 하나 벗겨진 느낌이다.

소리에 막이 있다는 건 듣고선 바로 느끼는 게 아니고 

더 질감있는 투명하고 사실적인 소리를 들음으로써 상대적으로 기존 소리에 막이 있었다고 느끼는 것 같다.

 

내가 지름을 하고나서 usb케이블부터 xlr인터케이블 그리고 오디오용 멀티탭까지 계속 소리가 좋아져서

이런 글 쓰기가 매우 부담되고 내가 소리를 잘못 듣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드는데 내 시스템에선 더 좋아졌고

형님도 듣자마자 그래 바로 이런 소리가 나야지라고 하는데 거짓을 쓸 수는 없지 않은가.

 

이 멀티탭에 확신을 가지고 구입하게 된게 외국 리뷰 + 내부선재가 OFC이기 때문이다.

내부 선재가 좋으니 최소한 싸구려 멀티탭보다는 좋겠지라는 생각이 좀 있었다.

BADA LB-5600에 대한 리뷰를 보면 반반으로 나뉜다.

소리가 가늘어졌다는 의견과 배경이 정숙해지고 소리가 더 섬세해졌다는 의견이다.

나의 경우는 후자이며 만듬새가 조금 더 고급스러웠으면 하는 것 외엔 더할 나위가 없다.